어느 장소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항상
누군가는 꼭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
헬스장도 그 어느 장소나 마찬가지이다.
한정된 장소와 운동 기구, 그 공간에 몰리는 사람들,
그리고 다들 하나의 목적으로 운동하기 때문에(그렇기 때문에 헬스장에 모인 것이겠지만)
다양한 일들이 생겨나곤 한다.
그런 다양한 일들과 본인의 에프소드 중에서
본인은 자유라고 생각하지만 타인에겐 고개를 절레절레하게 만드는
헬스장 꼴불견을 유형별로 간추려보았다.
특정 유형은 꼴불견이라기보다는 웃고 넘길 수 있는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개개인의 성향이나 성격에 따라 꼴불견은 상대적이라고 생각한다.
<헬스장 편>
1. "내가 사용하던 기구에 손대지 마시오."
비어있는 헬스 기구를 사용하려고 하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말한다.
"제가 사용하던 건데요."
언뜻 기구 주변을 살펴보니 물통과 열쇠, 수건이 바닥에 놓여있거나 기구에 반쯤 걸쳐져 있다.
언제 끝나나 다른 운동하면서 지켜보니
앉아서 딱히 기구를 계속 사용하지도 않고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그렇다고 얼른 끝날 것 같지도 않다.
그러나 그는 계속 기구를 '사용 중'.
2. "소통 없는 세상은 정말 끔찍해요."
그야말로 소통의 시대다.
소통 없는 고독함이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기구 하나를 붙잡고 친구들 두 명, 세명이 열심히 의사소통을 한다.
몸으로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운동한다.
친구들과 헬스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수다를 떠는 것은 좋다.
문제는,
나 혹은 다른 사람이 사용하고자 하는 그 자리에서
언제 이야기가 매듭지어지고 자리를 뜰 지 예상이 안된다는 것.
3. "운동 기구도 전세 있는 것 아니었어요?"
정작 기구를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운동 기구에 앉거나 누워서 스마트폰을 보든지 신문을 보든지
심지어 아주 드물지만 조는 경우도 있다.
기다리는 사람은 애타지만 정작 자리에 앉아 비키지 않고
다른 짓 하는 사람은 천하태평이다.
정말로 자신이 그 운동기구를 열심히 한다고 오랫동안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앉거나 누워서 비키지 않고 있는 것이라면
다음 사람을 위해 비킬 줄 알아야 한다.
4. "쿵 소리 내는 것도 하나의 습관이죠."
"쿵"
운동을 아직 다 끝내지도 않았는데 누군가가 쿵 소리로 나의 신경계에 타격을 입힌다.
프리웨이트 존에서 고중량을 다루거나
데드리프트와 같이 기구가 땅에 닿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자의든 아니든 바닥에 쿵 소리 한 번쯤은 내줘야 그들 세계에서 경력자 취급을 받는다.
운동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쿵" 하고 놓아야 할 상황도 많다.
그러나 쿵 소리 안 내고는 운동 안 한 것 같은 '쿵 마니아'는
헬스장 사장님에게 바닥 걱정, 주변 사람들에겐 깜짝 놀라는 걱정을 안겨준다.
헬스장 전체가 울릴만한 쿵 소리는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5. "뭐든지 많이 모아놔야 마음이 편해요."
덤벨을 Kg별로 3쌍씩, 4쌍씩(낱개로 치면 6~8개) 발 앞에 가지런히 모아놓고 운동하거나
그 덤벨 여러 개를 필요 이상으로 랙이나 다른 기구 앞에 갖다 놓고
황제 헬스를 즐기는 부류가 있다.
그뿐 아니라
파워 레그 프레스 같은 경우 운동 기구 중 가장 많은 원판을 이용하는데,
전부 다 꽂아서 열심히 운동하는 것까진 좋으나 그대로 놔두고 가는 경우 원판이 부족해
필요한 다른 사람들이 직접 가서 일일이 다 빼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덤벨이든 기구든 자신이 이용하는 동안은 다른 사람이 이용을 못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 가짓수를 지나치게 늘리거나 원위치하지 않는 것을 최대한 줄이도록 해야 한다.
6. "운동을 너무 열심히 해서 제자리를 잊어버렸어요."
운동 기구(덤벨, 바벨)를 갖다 쓰고 제자리에 갖다 놓지 않는 유형이다.
원래 어떤 운동기구든 정해진 자기 자리가 있는데
막상 사용하려고 보니 저 멀리 다른 곳에 놓여 있고,
혹은 복잡하게 널브러져 있어 내가 원하는 덤벨 중량 찾는데도
애를 먹는 경우가 있다.
제자리에 갖다 놓도록 하자.
7. "자고로 운동은 기합이 생명이죠."
기합은 실제로 운동 수행능력을 미약하게나마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사자후와 같은 우렁찬 기합은
주변 사람들의 운동 집중력을 저하시키거나 깜짝 놀라게 하게 하여
본의 아닌 '민폐'가 될 수도 있다.
한 두 번이 아니라 자주 반복된다면
그 사람을 떠올릴 때 생김새보다는 기합 먼저 떠올리게 될 것이다.
8. "저도 모르게 시선이 가요."
멋진 몸매를 보거나 근육량이 뛰어난 사람을 보면 시선이 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사람의 동선 하나하나까지,
운동하는 동작 처음부터 끝까지 매의 눈(호크 아이)으로 쳐다보고 있는다면
그 따가운 시선이 그대로 전달되어 상대방에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9. "일이든 운동이든 땀 흘릴 만큼 열심히 해야죠."
땀을 흘릴 만큼 무엇인가를 열심히 한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특히 운동을 열심히 하면 땀을 안 흘릴 수가 없다.
그러나 땀은 내 몸의 영역에서만 허용되어야 한다.
기구나 머신, 벤치에 땀을 흠뻑 적셔놓고
그대로 가 버린다면 다음 사람이 그것을 이용할 땐
도대체 이렇게 해 놓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 지부터 찾고 싶을 것이다.
운동기구가 젖을 정도로 땀을 흘렸으면 잘 닦도록 한다.
<탈의실 편>
10. "전 소변도 비타민 소변으로 봅니다."
드물지만 아주 가끔 헬스장 샤워장에서 익숙하지만 불쾌한 냄새가 올라올 때 있다.
혹은 씻다가 무심코 바닥을 보니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셨는지 물을 적게 마셨는지
흘러내려가는 샤워기 물과 섞여 노란 빛깔 은하수를 만드는 의문의 사람이 있다.
노란 빛깔 은하수도 시각적으로 그렇지만
그 흔적을 밟고 지나가야 하는, 어쩌면 밟았을지도 모르는 다른 사람들에겐
그리 반갑지 않은 물결일지도 모른다.
11. "바람이 나오는데 휘날리는 건 다 말려야죠."
우리 몸에 바람을 갖다 대면 휘날리는 것이 꼭 머리카락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휘날리는 것이 물과 만나면 젖게 되어있다.
샤워 후, 드라이기를 이용해 그 휘날리는 것들을 꼭 다 말려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다.
어차피 바람이니 신경 안 쓰는 사람도 있지만
예민한 사람들은 어쩌면 닿았을지도 모르는 드라이기의 끝에서 나오는 바람을
상당히 불쾌해하기도 한다.
그래서 대부분 탈의실 거울에는 이런 문구가 붙여져 있다.
'드라이기는 머리 말리는데만 이용하세요.'
12. "물은 닦는 게 아니라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거예요."
이 유형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 유형으로 불리기도 한다.
포세이돈 유형은 샤워 후 몸을 닦지 않고
샤워장에서 나와 자신의 락커로 직행한다.
그 걸음의 흔적은 과연 포세이돈 답게 물의 기운이 바닥에 가득하여
그것을 밟은 자로 하여금 불쾌감을 선사한다.
맨발로 밟았다면 다시 닦으면 되지만
양말을 신고 제대로 밟은 날에는 그 기분을 말로 설명하기 힘들 것이다.
13. "탈의실 샷(휴대폰 촬영)이 내 몸을 돋보이게 하죠."
탈의실에서 불현듯 들리는 "찰칵" 소리.
거울을 보며 셀카 혹은 친구가 상의 탈의한 친구의 몸을 찍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찰칵"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혹시나 자신의 몸 일부가 찍히진 않았을까 소리만 들어도 불쾌해하는 것은 사실이다.
되도록이면 탈의실 샷은 사람이 있을 때는 안 찍는 것의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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